PRANA OWNERS MAGAZINE

북한산 나무이야기 겹겹의 초록만큼 무성한 이야기를 품은
북한산은 우리나라에서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다.

서울을 수호하는 북한산이 처음부터 북한산으로 불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 만경대(800m)가 세 개의 뿔처럼 놓여 있어서 조선시대까지는 삼각산(三角山)으로 불리다가일제강점기 이후 한성의 북쪽이라는 뜻에서 북한산(北漢山)으로 불렸다고 한다. 병자호란을 겪은 효종의 뜻을 이어받아 숙종 37년(1711)에 완성된 북한산성(北漢山城)이 능선을 따라
남아 있다. 최고봉인 백운대에는 3·1운동 암각문이있고 태극기가 꽂혀 있어 등산객의 애국심을 유발한다.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만 봐도 절로 나라사랑이 샘솟는 곳이 바로 북한산이다.
지질학적으로 북한산은 중생대 때 관입된 화강암이 주된 암석을 이루고 있다. 고생대부터 화강암의 지반이 융기 및 침식되어, 지금으로부터 약 2억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 중엽의 대보조산(大寶造山) 운동에 의해 형성되었다. 인수봉, 사모바위 등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주요 암봉 사이로 수십 개의 맑고 깨끗한 계곡이 형성되어 산과 물의 조화를 빚어내는 북한산에는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120여 종의 꽃과 나무, 40여 종의 포유류와 120여 종의 새, 10여 종의 양서류, 300여 종의 곤충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이곳의 식물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해 보인다. 미선나무와 산개나리 자생지가 발견된 것 외에 소나무, 노간주나무, 팥배나무, 당단풍나무, 신갈나무,마가목, 개박달나무 등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나무가 많다. 하지만, 북한산은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기에 식물과 사람의 관계가 친근해져 있다. 애국가에서 남산 위의 저 소나무를 읊지만, 소나무는 남산보다 북한산에 더 많다. 등산객들의 손길에 벗겨지고 닳아서 반들반들해진 소나무는 자연의 품이 그러하듯 오늘도 말없이,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



노간주나무
북한산 암벽마다 자리한 노간주나무는 소가 보면 기겁할 나무이다. 잘 구부러지면서도 질겨서 물푸레나무와 함께 소의 코뚜레로 사용했던 나무이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비해 노간주나무는 잎이 짧고 수 형이 곧게 쭉 올라가는 나무라 쉽게 구분된다. 향나무의 사촌지간으로, 흔히 두송(杜松) 또는 노가자목(老柯子木)으로 불리며 서양에서는 노간주나무 열매를 주니퍼 진(Jin)의 향을 내는 데 쓴다고 한다.

팥배나무
팥배나무는 북한산 일대를 뒤덮다시피할 정도로 많다. 팥알만큼 작고 붉은 열매의 겉모양이 꼭 배처럼 생겼다. 아마겨울날 새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어줄것이다.

북한산 단풍나무
북한산의 단풍나무는 모두 당단풍나무이다. 단풍나무에 비해 당단풍나무는 잎이7~13갈래로 많이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의 폭이 넓은 점이 다르다. 단풍나무는 전라도와 경상도 이남 지역에서 자라는 남부 수종이기 때문에 그보다 북쪽 지역에서 자라는 것은 모두 심은 것이라고 보면된다. 이제 곧 단풍이 들면 단풍보다 알록달록한 색의 등산객들로 북한산이 북적일것이다.

신갈나무
신갈나무는 참나무 중 비교적 높은 산에서 나타나는 나무이다. 신갈나무는 서어나무 등과 함께 우리나라 극상림에 최종적으로 나타나는 우승자 중 하나다.극상림이란 숲이 천이 과정을 거쳐 침엽수의 양수림(陽樹林) 단계에서 활엽수의음수림(蔭樹林) 단계에 이르러 안정화된상태를 말한다. 신갈나무가 들어선 숲은생태계가 안정적이고, 300년 이상된 숲으로 보면 된다.

털개회나무
북한산 백운대 바위틈에서 자생하는 털개회나무는 물푸레나무과(Oleaceae) 수수꽃다리속(Syringa)에 해당한다. 북한산털개회나무와 관련한 이야기로, 1947년미국 적십자 소속 식물 채집가 ‘엘윈 M.미더(Elwin M. Meader)’가 북한산 백운대에서 채취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해미국으로 가져가 ‘미스김라일락(Syringa pubescens subsp. patula ‘Miss Kim’)’이라는 개량 품종을 만들었다. 미스김라일락은 서양 화훼시장에서 각광받는 식물로, 그는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한국인 타이피스트 미스 김의 성을 따서 ‘미스김라일락’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그 외 초본류
그 외 초본류로는 자주꿩의다리, 산부추,이고들빼기, 투구꽃, 구절초, 새며느리밥풀 등이 있다. 자주꿩의다리는 꽃 필 무렵에 보면 너무나도 앙증맞고 예쁘다.초본과 목본을 통틀어 북한산을 대표하는 식물은 누가 뭐래도 분취다. 분취는 비교적 높은 지대에서 자라고 수분 스트레스가 적은 건조한 땅이나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한국 특산 식물이다. 한국 특산이라 함은 세계에서 오직우리나라에서만 자란다는 뜻이다. 분취의 학명은 ‘Saussurea seoulensis’이다. ‘seoulensis’라는 종소명에서 알 수 있듯이 분취는 서울에서 발견되었고 서울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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